장마 - 원태연 장마 - 원태연 며칠 전부터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다 소리를 내지 않는 둥근 벽시계는 두 시에서 세 시를 묵묵히 건너가고 있는데 쓸데없는 이야기를 끄적이며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아마도 며칠 전부터 시작된 장마 때문인 것 같다 작년 장마 때도 이렇게 빗소리 끄적이며 조냈던 것 같은데, 올해도 .. 나그네 2009.07.14
[스크랩] 신록 ㅡ 서정주 신록 ㅡ 서정주 어이할꺼나 아,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 나그네 2009.06.24
[스크랩] 사랑을 지켜주는 마음 사랑을 지켜주는 마음 참된 사랑이란 ...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얻고 난 이후에도 변함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것입니다 가끔은 혼자서... 생각해보곤 합니다 사람들이 처음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정성 그 정성을... 사랑하는 동안 내.. 나그네 2009.06.19
[스크랩] 작약꽃 시들 무렵에 사람의 실수라는 거 지극히 순간적인 데서 출발하는 것 같다. 아침에 출근해서 차를 세우며 잠시 무슨 생각을 하다 차에 키를 꽂은 채 잠그고 내렸다. 보험에 부르기도 그렇고, 그냥 운동 삼아 걸어서 퇴근했다 아침에 누구 차를 같이 타고 올까 하는데, 그냥 데려다 준다 해서 비상키 가지러 가 어렵게.. 나그네 2009.06.12
해마다 유월이면 /최승자 해마다 유월이면 당신 그늘 아래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내일 열겠다고, 내일 열릴 것이라고 하면서 닫고, 또 닫고 또 닫으면서 뒷걸음질 치는 이 진행성 퇴화의 삶, 그 짬과 짬 사이에 해마다 유월에는 당신 그늘 아래 한번 푸근히 누웠다 가고 싶습니다. 언제나 리허설 없는 개막이었던 당신의 삶은.. 나그네 2009.06.12
[스크랩] 가장 오래 가는 향기.. 가장 오래 가는 향기.. 어느 아름다운 날, 한 천사가 하늘에서 이 세상에 오게 되었다. 그는 자연과 예술의 다양한 광경들을 보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리고 해질 무렵이 되어서, 그는 금빛 날개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빛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여기 왔던 기념으로 무엇을 좀 가져 갈까?" "저.. 나그네 2009.05.24
말 한마디 /고도원의 아침편지 말 한마디와 천냥 빚 천사와 악마의 차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가 하는 말입니다. 당신의 말에는 어떤 향기가 납니까? - 할 어반의《긍정적인 말의 힘》중에서 - *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합니다. 말 한마디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합니다. 설득력 있는 말, 능력있고 힘이 있는 .. 나그네 2009.05.23
[스크랩] 황인숙 시모음 * 자유로 - 황인숙 나는 아무의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구절초처럼 빛나는 혈통에 대한 간도 쓸개도 없이 멍하니 기가 죽어 살고 있다. 나는 타락했다. 내가 아무의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피의 계율을 잊었기 때문에. * 슬픔이 나를 깨운다 - 황인숙 슬픔이 나를 깨운다. 벌써! 매일 새.. 나그네 2009.05.22
[스크랩] 황금찬 시모음 * 발소리 - 황금찬 어제는 달래의 파란 잎을 밟고 누가 걸어왔을까 오늘은 냉이의 하얀 꽃을 쓸며 또 누가 걸어오고 있을까. 물 오른 가지에 꽃봉오리는 부풀고 사랑은 눈 뜨고 벙글어 가는 매화꽃나무 이름 모를 산새 사랑의 앓음소리. 하얀 창호지 남창가에 머무는 동백꽃 소식. 얼음이 앉았던 자리에.. 나그네 2009.05.22
담양 명옥헌 배롱나무 그대의 마음으로 가는 길 그대의 마음으로 가는 길은 험하기도 하여 몇 개의 다리 건너고 비바람 맞으며 걷고 강과 바다 가로질러 정처 없이 가지만 그대의 마음은 멀리, 저 멀리에 있네. 언덕진 곳에서 바라보는 그대의 마음은 한없는 사랑향기 품고 있지만 수평선은 무지개처럼 점점 멀어져 갈뿐이.. 나그네 200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