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 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 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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