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스크랩] [임선기]나무와 시

klgallery 2006. 6. 26. 18:24

나무와 시 임선기 성당 옆 작은 공원에 가면 나무가 있어 나무는 내게 의자를 내어주고 그늘을 내려주지 나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네 성당 옆에서 떨어지는 잎새는 죽음보다 더 두려운 순간을 내게 떨구고 가네 길가에서 새를 보면 아름답고 빛나는 붉은 심장이 하늘에서 우네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면 나무에 와서 많은 연인들이 고백을 하고 맹세를 하고 이별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소용없는 일은 나무를 멀리 옮겨놓는 일 바람이 다시 저 나무 흔들고 나무 곁에는 늘 지나가는 첼로라는 악기 나무 곁에 머물 수 있을 때는 시를 읽을 수 있을 때 시를 다 읽고나면 나무를 떠나야 할 무렵 그러나 저 성당이 생긴 것은 아주 오래 전 나무가 바람을 만난 것은 더 오래 전 나는 아직 세상에도 없었을 그 오래 전 일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메모 :

'나그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과 나  (0) 2006.06.28
[스크랩] 인생은 이렇게....  (0) 2006.06.26
[스크랩] [조철기]들꽃처럼 살았으면  (0) 2006.06.26
[스크랩] [이성렬]내 마음 깊은 곳, 붉은 꽃 한 점  (0) 2006.06.26
마더데레사  (0) 200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