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의 돌풍입니다. 음식점과 카페에서는 주제곡 'let it go'가 흘러나오고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의 순위권은 모두 OST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 극장가 대목을 앞두고, 국내 박스오피스는 연일 매진 열풍입니다. 이쯤 되면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고 해도 어떤 영화일까 찾아 볼 정도입니다.
해외 반응 역시 뜨겁습니다.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 부분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최고권위 시상식이라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북미 기준 개봉 6주차인 이번주에는 흥행 수익 8억 1천만 달러를 돌파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역대 애니메이션 사상 최단기간 600만 관객을 돌파에 역대 외화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하며 무서운 기세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겨울왕국]을 집중 조명해 보았습니다.
1. 입소문, 돌풍의 일등공신
[겨울왕국]은 대중에 공개되기 전부터 국내외 언론을 통해 크게 호평받았습니다. 언론시사회 후 국내 기자들은 '디즈니가 해법을 완전히 찾은 것 같다', '극장 가서 큰 화면으로 엘사의 노래를 들어라', '디즈니에게 경배를, 두 시간 내내 사정없이 가슴이 뛰었다' 등 이례적으로 극찬 세례를 이어갔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기자들의 트위터를 캡쳐한 뒤 '영화 꼭 보러가야겠다'라고 의견을 남긴 누리꾼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71회 골든글로브 수상과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최다부문 노미네이트, 미국 대중음악 인기 지표를 나타내는 빌보드 차트 1위 차지 등 해외에서 다양한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믿고 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한편 [겨울왕국]은 개봉 이후, 더욱 강력해진 흥행 돌풍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이는 주요 포털 사이트의 높은 평점과 호평 일색인 누리꾼들의 평가, SNS를 통해 발빠르게 퍼진 '재미있다'는 입소문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2. 디즈니, 화려하게 부활 선언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한때 '공주들의 공화국'이라고 불렸던 디즈니. 그러나 디즈니는 창작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로 대박에 성공한 '픽사'를 인수하며 서서히(?) 공주를 멀리 하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보다는 창작 애니메이션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며 변화를 모색합니다.'신데렐라' 로 대표되던 디즈니의 정체성 찾는 충격과 동시에 신선함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선을 계속적으로 취하기 시작하면서, 전통 콘텐츠인 '동화'관련 이야기들은 상대적으로 집중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요? 2014년 디즈니의 선택은 다시 한 번 동화 속 공주였습니다. 그런데 [겨울왕국] 속 이 공주, 어딘가 조금 이상합니다. 왕자님의 키스만을 지고지순하게 기다렸던 선배(?) 공주들과는 달리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아이처럼 하루 하루가 사고의 연속입니다. 급기야는 언니의 여왕 대관식 파티에 처음 본 남자와 눈이 맞아 결혼하겠다며 떼를 쓰기까지 합니다.
[겨울왕국]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모티브'입니다. 이전의 애니메이션들이 동화를 아름답게 스크린화 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영화는 원작의 설정은 가져오되, 캐릭터와 배경은 새롭게 창조하는 방법을 취한 것이지요. 특히 디즈니 최초의 자매이자 '21세기형'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 '안나'와 '엘사'를 탄생시키며 자매의 성장과 우애, 가족애를 강조하는 탄탄한 스토리로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눈보라를 촬영, 덧입히는 기술을 활용하였고 캐릭터들의 살아있는 표정과 움직임을 위해 미세한 부분까지 3D로 구현, 완성도를 한층 더 높혔습니다.
3. [레미제라블]을 잇는 명품OST의 열풍
2012년 극장가를 뒤흔들었던 작품 중 하나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입니다. 멜로디가 가미된 대사를 소화하는 '송스루(Song-Through)' 방식을 취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겨울왕국]은 디즈니 최고의 걸작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고 꼽힐 만큼 최강의 제작진들이 모여 오랜 시간 작업한 작품입니다. 높은 수준의 OST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번 영화는 미국 버라이어티 선정 '올해 최고의 OST'에 이어 미국 빌보드 차트 2주 연속 1위는 물론 애니메이션 OST 사상 19년 만에 차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 영화계 최고의 축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최우수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수상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주제곡 'Let It Go'=disneyanimation, YouTube)
이번 OST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웅장한 스케일의 오케스트라가 녹음에 동참하였고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참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비로운 매력을 간직한 언니 '엘사' 역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의 '알파바'로 열연한 이디나 멘젤이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습니다. 국내에서도 흥행 대작 뮤지컬 <위키드>의 박혜나와 실력파 아이돌 시스타의 효린이 참여하여 관객들을 황홀하게 하고 있습니다.
4. 애니메이션의 편견을 깨다, 어른을 위한 동화
[겨울왕국]을 본 많은 누리꾼들의 평가는 바로 '어른을 위한 동화' 라는 것입니다. 기존 애니메이션이 타켓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관객에만 국한했다면 이번 영화는 연인단위, 친구단위의 2030 성인 관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토리 전개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왕국]은 사랑, 희생, 나눔 등 사회 생활을 함에 있어서 쉽게 잊을 수밖에 없는 가치들에 대해 따뜻하게 고찰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법에 걸려 눈의 여왕이 된 언니 '엘사'와 언니를 위해서라면 설원으로 달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동생 '안나'. 안나를 사랑하는(혹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두 남자, 왕자 '한스'와 목동 '크리스토프', 여기에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죽어도(정확히 말하면 녹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눈사람 '올라프'와 당나귀 '벤'까지. 여섯 주인공이 이끌어나가는 이야기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한편 [겨울왕국]은 어린이들이 주 타겟이 되었던 기존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3세 미만 어린이들은 입장할 수 없는 '키즈프리 시사회'를 기획하였고, 성인들을 위한 자막판과 어린이를 위한 더빙판을 동시에 개봉하여 성인 관객의 유입을 유도하였습니다. 한편 [겨울왕국]의 성공사례는 향후 국내외 애니메이션 제작 및 마케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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