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오름에 자라는 잔대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모양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시대 비슷한 것도 있고 도라지 모시대와 비슷한 것
그리고, 섬잔대와 쏙 빼 닮은 것들도 많다.
그래서 아예 이 잔대들을 섬잔대라고 하나보다.
잔대라 하기에는 잎이 영 아니다.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이제 추석 연휴도 다 끝나고
이 밤이 새고 나면 다시 출근이다.
저 잔대처럼 풋풋한 고3생들과 만나
'청춘예찬'이라도 읊조려 볼까?
아 참! '한글날' 전교생 백일장 있는 날이구나.
오랜만에 신석정 시인의 가을 시편을 올려 본다.
♧ 잔대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사삼(沙蔘), 딱주, 제니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뿌리가 도라지 뿌리처럼 희고 굵으며 원줄기는 높이 40∼120cm로서 전체적으로 잔털이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잎자루가 길고 거의 원형이나 꽃이 필 때는 말라죽는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3∼5개가 돌려나고 꽃줄기에 따라 잎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7∼9월에 피고 하늘색이며 원줄기 끝에서 돌려나는 가지 끝에 엉성한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화관은 종처럼 생기며 끝이 5개로 갈라져서 다소 뒤로 젖혀진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꽃 밖으로 다소 나오며 끝이 3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로서 위에 꽃받침이 달려 있고 능선 사이에서 터진다.
연한 부분과 뿌리를 식용한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사삼이라고 하며 진해, 거담, 해열, 강장, 배농제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타이완 등지에 분포한다. 잎이 넓고 털이 많은 것을 털잔대(var. hirsuta), 꽃의 가지가 적게 갈라지고 꽃이 층층으로 달리는 것을 층층잔대(A. radiotifolia)라고 한다.(네이버)
♧ 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랴하나니 - 신석정
운모처럼 투명한 바람에 이끌려
가을이 그 어느 먼 성좌(星座)를 넘어 오더니
푸른 하늘의 대낮을 흰달이 소리 없이 오고 가며
밤이면 물결에 스쳐 내려가는 바둑돌처럼
흰구름 엷은 사이사이로 푸른 별이 흘러갑데다
남국의 노란 은행 잎새들이
푸른 하늘을 순례한다 먼길을 떠나기 비롯하면
산새의 노래 짙은 숲엔 밤알이 쌓인 잎새들을 조심히 밟고
묵은 산장 붉은 감이 조용히 석양하늘을 바라볼 때
까마귀 맑은소리 산을 넘어 들려옵데다
어머니
오늘은 고양이 조름 조는
저 후원의 따뜻한 볕 아래서
흰토끼의 눈동자같이 붉은 석류알을 쪼개어 먹으며
그리고 내일은 들장미 열매 붉은 저 숲길을 거닐며
가을이 남기는 이 현란한 풍경들을 이야기하지 않으렵니까
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랴하나니……
♧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신석정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光線)들이 섭섭해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임금(林檎)처럼 붉어질 때
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아온다 합니다
언덕에서는 우리의 어린 양들이 낡은 녹색침대에 누어서
남은 햇볕을 즐기느라고 돌아오지 않고
조용한 호수 우에는 인제야 저녁안개가 자욱이 나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늙은 산의 고요히 명상(冥想)하는 얼굴이 멀어가지 않고
머언 숲에서는 밤이 끌고 오는 그 검은 치마자락이
발길에 스치는 발자욱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멀리 있는 기인 뚝을 거처서 들려오든 물결소리도 차츰 차츰 멀어갑니다
그것은 늦은 가을부터 우리 전원(田園)을 방문(訪問)하는 까마귀들이
바람을 데리고 멀리 가버린 까닭이겠습니다
시방 어머니의 등에서는 어머니의 콧노래 석긴
자장가를 듣고싶어하는 애기의 잠덧이 있습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인제야 저 숲 넘어 하늘에 작은 별이 하나 나오지 않었습니까?
♧ 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해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늘..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
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생활은 뼈에 저리도록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이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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