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채봉님의 슬픈지도 -
나는 작은 성을 가지길 원했다 돌로 쌓은 성이 아니라 꽃으로 둘러싼 성을, 진달래와 해바라기와 접시꽃과 코스모스 같은 키 큰 꽃나무 사이 사이로 제비꽃이며 민들레며 채송화 금잔화가 촘촘히 들어서고 나팔꽃과 메꽃이 다른 꽃나무를 타고 올라가 사이좋게 꽃을 피우는 그런 아름다운 성을 바랐었다 그러나 이제 이만큼 와서 돌아보니 꽃보다도 잡초가 더 무성하고 눈물 묻은 조약돌과 더러는 피가 묻은 사금파리도 보이는 내 작은 성이 되어가고 있다 . . . . 사랑하는가? 눈물의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슬픈 지도를 가지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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