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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_함만복

klgallery 2012. 6. 11. 12:57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함민복

 

여보시오―누구시유―

예, 저예요―

누구시유, 누구시유―

아들, 막내아들―

잘 안들려유―잘.

저라구요. 민보기―

예, 잘 안들려유―

몸은 좀 괜찮으세요―

당최 안들려서―

어머니―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예, 죄송합니다 안들려서 털컥.


어머니 저예요―

전화 끊지 마세요―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예, 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어머니. 예,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안어들머려니서 털컥.,


달포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네

어머니가 자동응답기처럼 전화를 받았네

전화를 받으시며

조 귀에 경을 읽어주시네

내 슬픔이 맑게 깨어나네

 

*<자본주의의 약속, 세계사>

 

출처 : 박종국의 블로그(2025년 북카페-풀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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