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함민복
여보시오―누구시유―
예, 저예요―
누구시유, 누구시유―
아들, 막내아들―
잘 안들려유―잘.
저라구요. 민보기―
예, 잘 안들려유―
몸은 좀 괜찮으세요―
당최 안들려서―
어머니―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예, 죄송합니다 안들려서 털컥.
어머니 저예요―
전화 끊지 마세요―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예, 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어머니. 예,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안어들머려니서 털컥.,
달포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네
어머니가 자동응답기처럼 전화를 받았네
전화를 받으시며
조 귀에 경을 읽어주시네
내 슬픔이 맑게 깨어나네
*<자본주의의 약속, 세계사>
출처 : 박종국의 블로그(2025년 북카페-풀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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