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우리는 예반

klgallery 2012. 1. 27. 15:47

우리는 / 예반

 

우리는

빈 캔버스처럼

이 세상에 왔습니다.

 

우리의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붓을 들고

우리에게

자신의 자국을 그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채워집니다.

 

그렇지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붓을 들고

그림을 마저 그려야 하는 날이

꼭 올 것이라는 사실을

 

이름 없는 그림인지

걸작인지를

정하는 일은

바로 우리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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