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스크랩] 솔체꽃이거나 구름체꽃이거나

klgallery 2008. 10. 31. 10:16

 

어제 볼 일이 있어 제주대학교 입구를 지나다가 깜짝 놀라 길 옆에 차를 세웠다.

때늦은 이 꽃들이 길섶을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수 아파트 입구에서 정문 앞

로터리에 이르는 100m 남짓한 길 남쪽, 알아주거나 말거나 그늘 속에서 웃고 있었다.


추석 뒷날 오후 다랑쉬오름에 달맞이 갔다가 비가 와 카메라를 안 갖고 갔을 때

이 꽃을 만난 뒤로 좀처럼 만나지 못해 올해는 인연이 그것뿐이구나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때, 뜻밖의 장소에서 이 꽃을 만나니 솔체꽃이거나 구름체꽃을 가릴 새도 없었다.

     

 

솔체꽃은 쌍떡잎식물 꼭두서니목 산토끼꽃과의 두해살이풀로 심산지역에 분포되어

자라는데, 줄기는 곧추 서서 높이 50∼90cm까지 자라고 가지는 마주나기로 갈라지며

퍼진 털과 꼬부라진 털이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바소꼴로 깊게 패어진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길며 꽃이 필 때 사라진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마주달리고 긴 타원형이다.


꽃은 8월에 피고 하늘색이며 가지와 줄기 끝에 두상꽃차례로 달린다. 가장자리의 꽃은

5개로 갈라지는데, 바깥갈래조각이 가장 크고, 중앙에 달린 꽃은 통상화이며 4개로

갈라진다. 잎에 털이 없는 것을 민둥체꽃, 잎이 깃처럼 갈라진 것을 체꽃, 꽃이 필 때

까지 뿌리에서 나온 잎이 남아 있고 꽃받침의 자침이 다소 긴 것을 구름체꽃이라 한다.

                                                                                    (‘네이버’ 백과에서)

 

 

♧ 구름 경전 - 김종구


무심타 하지 마시라

바람 따라 흐른다고


마음마저 없으면

어찌 그 높은 곳을 뛰어내릴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마른 곳 다 적시고도 남아

길을 내며 흐를 수가 있겠는가

반짝이는 침묵으로 흐르고 흘러

처음으로 돌아갈 줄 알겠는가


허황타 하지 마시라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가벼운 마음 하나로 하늘에 꽃을 피워

온 세상을 먹여 살리고

없던 나로 돌아간다


 

♧ 하늘 심장으로 흐르는 새 하얀 구름의 꿈 - 안상인


높푸른 가을 하늘,

따사로운 햇살이 삶을 비추고,

적당히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선선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온 세상이 새로운 열매를 보기 원하매

하늘은 그 심장부, 흰 구름으로

온갖 만물을 창조해 축복해주는 듯합니다


너무 눅눅했거나 아주 쨍쨍했던 인생이여 이젠 안녕!


청정 하늘 아래로 뿌려주는 환상의 푸른 빛,

지킴이 땅 위에서 땀의 대가를 아는 성숙한 맑은 빛,


하늘 열정이 인생 온정으로 익어갈

삶의 무대에서 새로운 생활의 기대감이

풍선처럼 크게 부풀어 오른 하늘의 심장을 향해

새 하얀 구름의 꿈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 구름 - 박인걸


한가한 날에는 맴돌고

가슴이 타면 먹장이 되고

즐거운 날에는 꽃을 피우고

다급하면 단숨에 산을 넘는다.


죽어서도 구름이 되어

머리맡을 맴도는 어머니

솜처럼 포근함으로

오늘은 앞산에 머무신다.


내가 우울한 날이면

빗방울에 눈물을 섞으시더니

어젯밤에는 안개 되어

밤새 문밖에 서성이셨다.


햇빛이 가득한 오후

어느 호숫가에 섰을 때

뭉게구름에 깊은 사랑을 담아

고운 풍경화를 물위에 펼치신다.

 

 

♧ 새털구름 -  김현주


얼마나

가벼워지고

싶었는가


깃털마저

벗어 던진

순백의 승천

 


♧ 뜬 구름 - 강위덕


슬픔 자락에 구름이 걸린다

바람은 신경을 타고 가슴에 스미는데

나는 무겁게 하늘을 이고

황막한 사막을 걷는다


다양한 모습으로 집요하게 따라붙는

풀리지 않는 삶의 끈 움켜쥐지만

결국 내 슬픔은 한 뼘 뜬 구름이다


 

♬ You're My Best Friend - Don Williams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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