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고 짐베르크(1873-1917)
<부상당한 천사> 1903년, 캔버스에 유채, 아테나움 미술관 소장
점심시간이 가까와 옵니다. 요 며칠 �은 여행과 만남, 전시와 공연 관람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30일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바로 최초의 서울시 민선 교육감 선거가 있는 날이지요. 오늘 그림의 제목은 <부상당한 천사>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바로 핀랜드의 국민화가인 후고 짐베르크입니다. 아마 처음으로 이곳에서 소개하는 화가일겁니다. 지금 보시는 <부상당한 천사>는 2006년 핀랜드의 문화 아이콘으로 선정되었고, 국민회화작품으로 선택되어 헬싱키의 아테나움 미술관에 소장되었습니다.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참 어둡습니다. 두 아이가 들것에 천사를 실어가는 장면이지요. 눈이 가려진채 실려가는 천사도 애처롭고, 천사를 실어가는 소년들의 눈도 쾡한 쓸쓸함이 감돕니다. '밥좀 먹자 잠좀 자자' 요즘 아이들의 소원이라지요. 경쟁력과 효율성을 이야기 하면서 아이들을 무자비한 학습 전쟁으로 몰고가는 지금의 교육이, 과연 얼마나 효율적일까 혹은 좋은 결과값을 가져올지는, 저로서는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핀랜드를 선호합니다. 이 나라를 갈때마다 대안이 보이고, 벤치마킹 해야 할 삶의 부분들과 태도가 보였기 때문이지요.
핀랜드의 교육정책은 매우 확고합니다. 국가 책임의 무상교육, 무료급식, 창의성 훈련은 그 실효성을 인정받은 지 오래입니다. OECD에서 주관하는 국제 학생수행능력 평가인 PISA에서 핀랜드는 매년 최상급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학과 수학, 과학 분야에선 최상의 위치를 달리고 있지요. 세계 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도 핀랜드는 학교 출석도와 교육의 질에서 1등, 수학과 과학 교육 분야에서 2등을 차지했습니다.
그림 속 현실과 많이 다르지요? 어느 국가나 교육정책의 파행은 초기에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가가 가진 교육의 철학이지요. 화가는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지나친 기대를 갖는 부모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부상당한 천사인, 아이들의 모습을 슬픈 영상으로 담습니다. 이후 핀랜드는 경쟁력과 아이들의 자유, 이타주의에 근거한 균형잡힌 교육체계를 형성하지요.
0교시 교육의 본질이 뭘까를 생각해봤습니다. 사교육과 공교육의 균형을 잡겠다고 주장하는 정부의 의견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임대주택을 지으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엉뚱한 이야기만 나오더군요. 교육이 계급화 효과에 일조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치졸하고 지저분하게 악용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조선일보는 일방적으로 한명의 후보를 매도하고 있고, 전교조는 무슨 좌파집단의 태두인양 프레임을 시키지 못해 안달이더군요. 공정택 후보의 홈페이지와 글들, 그의 횡보엔 정책은 없고 철저하게 네거티브만 있습니다. 전교조를 백퍼센트 찬성하지 않으면서, 그 또한 좋아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지요. 또한 그의 이중적인 횡보와 말들이 저를 실망시킨 것이고요.
요즘 투표율이 너무 낮아서 걱정입니다. 홍보의 문제를 떠나, 너무 무정치적인 것이 삶을 처리하는 관점이 아니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교육이란 국가의 지계를 살펴보고, 꼼꼼히 정책들을 읽어본 후 의사결정을 했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자는 것이죠.
30일 교육감 선거 꼭 잊지 말고 하세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들것에 실려 가는 천사로 만들지 않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당신의 권리를 투표로 행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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