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다 남겨두고서....

klgallery 2007. 11. 19. 10:43

 

 

깊은밤 소쩍새 애절한 울음소리보다

더 처량하고 캄캄한 어둠 뱉어내며 달려가는

기차를 타고 싶습니다.

 

새벽 바람이 시려

바람이란 외투하나 걸치고

그리움 하나 챙겨

내가 부르던 노래

내가 읽다만 책

내가 읊던 시

내가 그리던 그림

다 남겨두고서....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갔습니다

축제때도 못가본 학교를...

아침부터 마음 가다듬고

휑한 운동장에 들어서고 시끌벅적한 아이들을 지나

복도끝  상담실을 노크했습니다

선생님과의 면담이라는게  좋은일 보다는

피하고 싶은 자리이라는게...

 

늘 현실로 부터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 하지만

TV의 광고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이나, 떠날 수 있는거지

제 주제에 떠날 엄두도 않나고

 

아침상담 끝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 보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 . .?  그래서  그냥 왔습니다 

늘 약속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슴이 싸~아 한게 학교교정이

더더욱 휑 ~하더라구요

그냥  직무실 한번 더 올려다 보고

창가에 놓인 노오란 국화 화분에 눈맞추고

인사 대신하고 왔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이렇게

 

지금 이순간 무지 슬프네요

어제도 오늘도 ..

내일은 아마도 기쁜 일이 있겠죠

삼 세번이라하잖아요...

 Say You, Say Me - Lionel Rich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