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비 오는 날 아침

klgallery 2007. 6. 13. 11:22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 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 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리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 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 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 주는 기쁨이라고-  

 

 -이 해인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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