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그대 있어야할 그 자리에

klgallery 2007. 4. 3. 15:43

 

누가 지금 문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없는 산악의 묘비명처럼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데...

 

그대 매마른 바위를 쓰쳐간 고운 바람결

그대 내 빈 가슴에 한등 타오르는

추억만 피워놓고 어디로 갔는가?

 

그대 어둠내린 흰뜰에  한 그류의 자작나무

그대 새벽하늘 울다 지친 길 잃은 작은별

그대 다시 돌아와

내 여윈 청춘의 이마위에

그 고운손 말없이 얻어 준다면


사랑하리라   더 늦기전에...

 

 

애인

                                

                                  장석주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