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절을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엔
아직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생일때야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 하나
묻어서 물래 숨어서 먹고
소풍 가던날 이꾸사꾸속에
사과
2개,계란3개,상탕 1봉지 중
사탕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일본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 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할 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사이에서
말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 묻힌 몽당연필로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 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외국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 인 줄 알았으며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30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 컴맹의 제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은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늙은 부모님 모시는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정작 자신들은 성장한 자식들과 떨어져
쓸쓸한 노후를 보냄을 받아들여야 하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걸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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