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모래톱을 건너며/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펌)

klgallery 2014. 1. 29. 12:07

Crossing the Bar
모래톱을 건너며

 


- Alfred, Lord Tennyson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
(6 August 1809 – 6 October 1892)
 
Sunset and evening star,
And one clear call for me!
And may there be no moaning of the bar,
When I put out to sea,
해 지고 저녁별 뜨니
누군가 나를 부르는 투명한 소리
나 바다로 나갈 때
모래톱에 슬픈 울음 없기를
But such a tide as moving seems asleep, 
Too full for sound and foam,
When that which drew from out the boundless deep 
Turns again home.
무한한 바다에서 온 것들이
다시 제 고향으로 돌아갈 때
소리나 거품을 내기에는 너무나 충만한
잠든 듯 움직이는 조수만이 있기를

Twilight and evening bell, 
And after that the dark!
And may there be no sadness of farewell,
When I embark;

황혼 그리고 저녁 종소리에
어둠이 내리니,
내가 배에 오를 때
이별의 슬픔 없기를

For though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 to face 
When I have crossed the bar.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부터
물결이 나를 싣고 멀리 가더라도
나 모래톱을 건넜을 때
나를 인도하신 그 분을 만나 뵙게 되기를
 
 
 
<서강대학교 교수 변브락 신부 번역>
<서강대학교 64 동기회 카페에서 가져옴>
 
 
 

 

 
 
 
<시의 이해와 감상>
 
이 시는 "沙洲를 넘으며" 또는 "沙場을 건너서면", 또 "항구의 모래톱을 건너면서" 라고 번역되기도 하지만,
위의 번역처럼 "모래톱을 건너며"라는 번역이 가장 쉽게 와 닿으므로 이 번역을 채택하였습니다.
 
1889년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이 80세로 돌아가기 3년전에 가장 늦은 나이에 쓰게 된 시로서
죽음을 맞이하면서 배가 바닷가를 벗어나서 먼바다로 나아감을 이승과의 하직에 비유하여 쓴 시이기도 합니다.
 
바다가 닿이는 모래톱에서 부딪쳐 부서졌다 서서히 모래톱으로 부터 멀어져 가는 파도는
마치 현실의 세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다시 나아감을 뜻하는데
 
"일몰의 저녁별을 보며 부르는 듯한 뚜렷한 한마디"에서 누군가가 저 세상에서 부르고 있다는 암시를 하고
"바다로 나아갈 때 모래톱의 슬픈 울음소리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신의 죽음에 슬퍼하지 말기를 완곡히 당부하는 배려의 마음을
느끼면서,
 
"잠든듯이 움직이며 소리도 거품도 나지 않을 만큼 물결만 일렁이며 무한한 바다에서 온 것들이 다시 돌아가는 듯"한 것은
깊은 바다에서 끌려나온 물결이 한 바퀴 천천히 돌아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삶의 싸이클을 마치고 죽음이긴 하지만 어딘가에 다시 돌아감을 뜻할 때,
 
"황혼과 저녁 종소리에 어둠이 짙게 깔리고 떠날 배에 오를 때 이별의 슬픔이 없기를"하고 당부하는 것은
죽으면 어둠 밖에 없지만 어차피 떠나는 인생이니까 초연히 하고
자신으로 인하여 깊이 슬퍼할 가족들과 지인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남기면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부터 물결이 나를 싣고 멀리 가더라도"는 현세에서 내세로 나아감을 아쉬워 하지 말자 누구나 가는 길이니까

"나 모래톱을 건넜을 때 나를 인도하신 그 분을 만나 뵙게 되기를"이라고 하며,

그래도 죽음의 어두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내가 이 땅에 올 때에 도선사처럼 인도해 주신 그런 신이 다시 또 나를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스스로의 희망과, 죽음의 절망에 슬퍼할 사람들에게 위안의 진한 종교적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리라...

 

이별의 아픔을 억누르고 달관의 경지에 들어서서 종교적 확신을 추구하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가 풍기는 인상은 멜랑코리 내지는 고독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드는 면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시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우리가 이 땅에 사는 것이 한낱 부질없는 것은 아니며 어딘가에 다시 돌아갈 곳이 있을 것이라는 진한 메세지로 인하여

윤회 내지는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또한 이 땅에 사는 동안 테니슨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여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아름다운 시로서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위로를 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자신의 복을 지은 것으로

나중에 이렇게 초연히 정리하며 편하게 인생을 관조하고 홀연히 갈 수 있다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노래함에 있는 것입니다....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 Alfred, Lord Tennyson  (6 August 1809 – 6 October 1892)

 
영국의 계관시인,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대표적인 시인으로서 영국의 링컨셔지방 서머스비라는 마을에서 영국국교(성공회)의 신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하였는데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그의 형과 함께 시 수업을 받은 덕에 뛰어난 글재주를 보여 17세에 형과 함께 "두형제의 시집(Poems by Two Brothers)을 내었다. 트리니티 대학에서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역사가 헨리 할람의 아들 아서 할람(Ather Hallam)을 만나게 되어 가장 소중한 친구로서 지내게 되어 자신의 여동생 에밀리와 결혼하게 해 준다. 1830년인 21세에 단독으로 서정시집 (Poems, Chiefly Lyrilical)을 출간하였는데 1833년에 친구 할람이 외국여행 도중에 갑자기 죽자 커다란 충격을 받아 오랫동안 절망적인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그 후 테니슨은 그의 친구를 추모하는 긴 시를 쓰기 시작하여 1850년에 인 메모리엄(In Memoriam)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는데 큰 성공을 거둔다. 초기에는 자연을 노래하는 시를 주로 쓰다가 친구를 생각하는 시를 쓰면 인생을 논하는 시를 쓰게 되고 중년에는 대중적인 시도 쓰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인 메모리엄으로 인하여 테니슨은 윌리엄 워즈워드의 뒤를 이어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영국의 시인으로서 가장 영광스럽고 그 시대에 영국에서 한 명 밖에 없는 계관시인으로 임명을 받게 된다. 그 후 1884년 75세에 남작(Baron)의 작위를 받으며 그 명성으로 길이 남게 된다. 그의 두 아들 중 한 명은 제2대 호주 총독이 되기도 했다.
주요작품으로는 아서왕의 죽음(Motre d'Ather), 모드(Maud), 공주(The Princess), 왕의 목가(Idydls of King) 등이 있고,
율리시스(Ulysses), 모래톱을 건너며(Crossing the Bar) 등은 지금도 널리 애송되고 있다.
이 시 '모래톱을 건너며'는 1902년도에 벌써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리어 졌다고 하나 지금은 음원을 찾을 수가 없다.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소나타 가단조

제 2악장  아다지오, E장조,

Cello,Rostropov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