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이며 푸른 잎 싹쓸이하여 땅에 묻는다
저걸 어쩌나 저걸 어쩌나 당신이 탄식할지라도
그건 농부의 야만이 아니라 꽃의 자비다
꽃피워서 꿀벌에게 모두 공양하고
가장 아름다운 시간에 자운영은 땅에 묻혀
땅의 향기롭고 부드러운 연인이 된다
그래서 자운영을 녹비(綠肥)라고 부른다는 것
나는 은현리 농부에게서 배웠다, 녹비
나는 아름다운 말 하나를 꽃에게서 배웠다
그 땅 위에 지금 푸른 벼가 자라고 있다 -정일근“녹비” -
‘녹비’는 ‘푸른 거름’이라는 뜻입니다.
논에 심은 자운영은 요즘 같은 4-5월에 꽃이 피는데
농사짓기 바로 전에 갈아엎어 벼의 거름으로 사용됩니다.
자운영은 꽃을 피워서는 꿀벌을 기쁘게 하고,
가장 아름다운 시간에 자신을 바쳐 땅을 이롭게 하여 다른 생명을 살립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름다운 꽃입니다.
남을 위해 자신을 바친 헌신적인 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