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다.>
죽음은 강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서 생명이라는 선물을 빼앗아 갈 수 있습니다. 사랑도 강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은 강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서 이 육신의 옷을 벗겨 버릴 힘이 있습니다. 사랑도 강합니다. 사랑은 죽음이 우리에게서 빼앗아 간 전리품을 다시 빼앗아 우리에게 되돌려 줄 힘이 있습니다.
죽음은 강합니다. 죽음에 저항할 사람이 없습니다. 사랑도 강합니다. 사랑은 죽음 자체를 정복하고 그 독침을 힘없게 하며, 그의 공격을 누그러뜨리고 그의 승리를 실패로 이끌어 버릴 수 있습니다. 죽음이 수치를 당하고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 있느냐?”
“사랑은 죽음처럼 강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죽음의 멸망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아, 나는 너의 죽음이 되겠고, 지옥아, 나는 너의 독침이 되겠노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사랑도 죽음처럼 강합니다. 그 사랑은 옛 생명을 멸하고 악을 뿌리 뽑으며 죽음에 이르는 행위를 금하는 하나의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우리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또 그분께서 지니신 사랑의 그림자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사랑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에 대한 응답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고” 우리에게 보여 주신 그 사랑은 우리가 본받을 모범이 되어, 우리가 당신 원형의 모습이 되게 함으로써 지상적 인간의 모습을 버리고 천상적 인간의 모습을 입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이 주님을 사랑합니다. 이에 관하여 “주님께서는 당신의 발자취를 따르라고 본보기를 남겨 주셨습니다.”
그 때문에 주님께서는 “가슴에 달고 있는 인장처럼 이 몸 달고 다녀 다오.”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흡사 다음과 같이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듯이 너도 나를 사랑하여라. 네 마음과 기억 속에, 네 욕망과 그리움 속에, 네 탄식과 흐느낌 속에 나를 간직하여라. 사람아, 내가 너를 어떤 존재로 만들었는지 생각하여라. 너를 다른 피조물보다 얼마나 더 생각했는지, 너를 얼마나 고귀한 품위에 올렸는지, 어떻게 너에게 영광과 영예의 관을 씌워 주었는지, 또 천사들보다는 조금 못하게 만들었을 뿐 어떻게 삼라만상을 네 발 아래에 두었는지 생각하여라. 그리고 나를 생각할 때 너를 위하여 해 준 것만을 생각지 말고, 내가 너를 위하여 얼마나 큰 고초와 수치를 당했는지 생각해 보아라. 이런 것을 생각하면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나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겠느냐? 나만큼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너를 지어 낸 이는 내가 아니냐? 너를 구속한 이가 내가 아니냐?”
주님, 제 안에서 돌 같은 이내 마음, 엉기고 낡아 버린 이내 마음을 빼내시고, 새롭고 부드러우며 티 없이 순수한 마음을 주소서. 마음들을 깨끗하게 하시고, 또 깨끗한 마음을 사랑하시는 분, 저의 마음을 차지하시어 그 안에 계시옵소서. 당신 안에 저의 마음을 담으시고 당신으로 그것을 채워 주소서. 제 영신의 정상보다 더 높으시고, 저의 마음의 깊음보다 더 깊이 계시는 분, 당신께서는 모든 아름다움의 원형이시고, 온갖 거룩함의 인장이십니다. 저의 마음에 당신 모습의 인장을 새겨 주시고, 당신 자비하심으로 그것을 저의 마음에 박아 주소서. “저의 마음의 하느님, 저의 영원한 몫이신 분.”
아멘. (캔터베리의 볼드윈 주교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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