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음속에 담아 둔 말들이 너무나 많아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무슨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조차 알 수 없어서
지금껏 그렇게 쌓여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살면서 수많은 갈림길을 지나왔다
한 순간의 선택으로 가슴을 치며 통곡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나를 더욱 초라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전적으로 내 탓임에도
모든 것을 상대방 탓으로 돌려버린 일이다
- 정은미, 아주 특별한 관계
스무살 땐 누구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식대로 살기 위해 두리번 거리고
검은 색 트렁크를 들고 아주 멀리 떠나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생이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서른 살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먼 곳에도 같은 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 전경린, 나비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 법정스님, 무소유
돌이킬수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다
하지만 언제로 돌아가면 제대로 살 수 있을지
그걸 생각하다보면 항상 갈피를 잡지 못했다
- 가쿠타 미츠요, 공중정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랑도,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그리움도,
내 주변의 소중한 인간관계도,
하물며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어왔던 내 자신에게조차
이유없는 우울함을 끌어와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슬퍼질 때가 있다.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가 있다.
- 조수진, 내 마음과 만나다
나이가 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알게된 게 하나 있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모든게 간단해지는 것 같아
뭔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원래 그런 사람이려니 하면 그만이거든
마찬가지로 누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해도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 박현욱, 아내가 결혼했다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들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 에쿠니 가오리, 호텔선인장
마음속에 어른거리는 그늘을 더듬으며
허적허적 걷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이런 것이 외롭다는 것이구나
그래서 사람들은 외로움을 지우려고
아무나 만나는구나
- 김미진, 그 여름 정거장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 공지영, 수도원 기행
그사람은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그런식이었다
예기치 않을 때 불현듯 모습이 떠올라 가슴을 뒤흔든다
마음을 아프게 한다
- 요시모토 바나나, 밤과 밤의 나그네
인연이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 해도 달아날 수 없고,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겠지. 물 한 모금 달라고-
- 최명희, 혼불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 이정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래왔다
선택이 자유가 아니라 책임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항상 뭔가를 골라야 하는 상황 앞에서
나는 어쩔 줄 몰라 진땀을 흘려대곤 했다
때론 갈팡질팡하는 내 삶에 네비게이션이라도 달렸으면 싶다
-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사람도 나무처럼
일년에 한 번씩 죽음같은 긴 잠을 자다가
깨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깨어나
연둣빛 새 이파리와 분홍빛 꽃들을 피우며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낭비된 인생이란 없어요.
우리가 낭비하는 시간이란
외롭다고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뿐이지요."
- 미치 앨봄의《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중에서 -
우리는 흔히 삶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삶이 더 없이 소중하고 대단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생일 선물에는 고마워하면서도
삶 자체는 고마워할 줄 모른다
삶이 무상으로 주어진 보물이라는 것을 모르고 아무렇게나 산다
흘러가는 대로 산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보낸다
- 김광수, 둥근 사각형의 꿈
시작하라
다시 또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 엘렌 코트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법정 스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삶에는
내가 들 수 있는 만큼의 무게가 있다.
지나친 의욕으로 자기가 들 수 없는 무게를
들 수 있다고 과장해서도 안되고,
자기가 들어야 하는 무게를
비겁하게 자꾸 줄여 가기만 해서도 안되고,
자신이 들어야 하는 무게를 남에게 모두 떠맡긴 채
무관심하게 돌아서 있어서도 안된다
김명수 作 역기를 들면서
고달픈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즉. 네 선택이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너는 조금도 어김없는 너 인거고,
너 이외의 아무도 아닌거야.
너는 너로써 틀림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무라카미 하루키/해변의 카프카
<출처;tong.nate.com/wjdtndl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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