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6월 - 이외수

klgallery 2007. 6. 1. 12:02

 

 

6월 - 이외수


바람 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습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 메기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