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스크랩] 사월의 노래 그리고 목련꽃

klgallery 2015. 9. 25. 15:31

 

 

 

 

 

4월의 노래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꽃이 지는 건 잠깐이더군/골고루 쳐다 볼 틈 없어 / 아주 잠깐이더군 "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빠르게 지고 있습니다.

봄햇살에 화려하게 피어나더니 봄볕에 지는 모습이 허망하여 차라리 고요합니다.

목련은 일찍부터 피어나 희고 깊은 제 이름의 값을 톡톡히 했을텐데

저는 무엇하느라 이제사 목련을 만났습니다.

 

 등불을 밝혀 들고 봄을 맞이하던 목련은 이제 지고있습니다.

제 갈길을 미리 마련해 두고 백화잎을 한 잎 두 잎 떨구는

 고고한 목련의 낙화가 그저 속절없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생명체들이 빚어내는 실상과 허상을 보면서 ,

사라지는 것들의 뒷모습이 아름답기를 바래봅니다.

 

생명의 축제와 너무 진한 꽃들의 향기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봄날에,

해마다  봄꽃 동산에서 부르던 사월의 노래를 다시금 부를수 있음은 축복입니다.

 

 

 

 

 

 

 

 

 

 

 

 

 

 

 

 삼막사가는길 어느 농원에서 080411

 

 

 

 

 

 

 

 

 

출처 : 마음길
글쓴이 : 해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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