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희동이가 도우너에게 오줌 갈기는 씬 -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의 화장실 개그
정확히 검증된 건 아니지만, 아마도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리 이전에 저런 류의 개그요소를 넣은 국산 애니메이션은 본 기억이 없다. 둘리 이후에는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가 점점 가라앉아 버렸고(...) 혹시라도 둘리 이전의 화장실 개그를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덧글로 제보해 주시길.
2. 미국 수출이 좌절된 이유?
<얼음별 대모험> 미국 수출을 위해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영화를 틀어줬었다. 물론 그들은 미국인. 영화를 재밌게 보던 그들은 도우너가 희동이 엉덩이를 마구 때리는 장면에서 "아동학대"라며 기겁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 이 소문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에 수출되지 않은 건 사실. 뭐? 미국 수출 계획이 있기나 한 거였냐고? 명확한 검증을 원한다면 못해드린다고 밖에는...
3. 마이콜은 동요를 부를 뻔 했다.
<얼음별 대모험>에서 둘리 일행이 마이콜을 처음 만날 때, 마이콜이 부르는 "마씨집안노래(가칭)"을 기억하는가? 기획 초기에는 그 노래 대신 동요를 부를 뻔 했다는게 유머. 원작자 김수정씨가 동요를 원했었다. 그러나 동요와 마이콜 캐릭터와 맞지 않아 결국 지금의 노래로 바뀌었다.
덧붙여, 마이콜 노래 가사중 "마이콜, 마이클 잭슨, 마이크 타이슨..."하는 "마씨 돌림" 아이디어는 김수정씨의 것. 김수정씨는 이런 언어유희에 굉장히 능숙하다고.
4. <얼음별 대모험> 마스터 필름은 없다.
마스터 필름이란- 간단히 말하면 "원본 필름"이다. 지금이야 디지털 상영이 보편화되어서 마스터필름의 중요성이 떨어졌지만, <얼음별 대모험>이 개봉한 20세기 후반만해도 모든 극장은 필름을 걸어놓고 상영하는 형태였다. 즉 극장마다 필름이 하나씩 필요하다는 건데, 이게 모두 마스터필름을 복제해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얼음별 대모험>에는 이 마스터 필름이 없다는 거다. 물론 처음부터 없었을 리는 없다. 즉 마스터필름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대략적인 경위는 이렇다. 원래 제작사에서 마스터필름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걸 김수정측이 요구해서 내 준 이후로는 행방이 묘연한 것.(*1) 없어진 시점은 <얼음별 대모험> 비디오가 발매되기 이전으로 추측된다. 비디오 발매를 위해서 상영관을 죄다 뒤져 상태가 양호한 필름 하나를 간신히 구해냈다는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가 있다. 후일 발매한 DVD의 경우도, 이런 사정으로 비디오판을 그대로 더빙한 물건이 되어버렸다.(*2)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얼음별 대모험>은 김청기 감독의 <태권브이>처럼 화질개선-재개봉같은건 꿈도 못꾼다는 이야기가 된다. 마스터 필름을 어디서 찾아내지 않는 한은 말이다.
아기공룡 둘리가 국내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극장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안타까운 사실이다.
*1) 김수정과 제작사 관계에 의아해 하실지 몰라서 덧붙인다. 저당시 <얼음별 대모험>제작은 서울무비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김수정씨는 원작자 권리를 갖고 있을 뿐, 제작사와는 본래 관계 없는 사람이었다. 현재는 김수정씨가 자체적으로 "둘리나라"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나온 둘리 TV애니메이션은 둘리나라 주도로 만들어졌다.
*2) 올해 초인가, 투니버스에서 <얼음별 대모험>을 방영해 준 것을 본 분이 있다면, 극중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사운드가 이상하게 들린 것을 느꼈을 것이다. 비디오나 DVD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 아마도 투니버스에서는 비디오/DVD 베이스가 아닌 또다른 필름(사운드트랙이 손상된)을 구해서 방영해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