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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수 / 나호열

klgallery 2009. 9. 5. 10:54

 

 

이제

가을 호수가 되었습니다

그리움의 들 물길이

외로움의 날 물길보다

깊어

 

이제

어디로든 갈 수 없습니다

길이 없어

흰 구름만이 철새처럼

발자국을 남기고

눈도 씻고 가는 곳

당신의 얼굴

가득히 담아

바람은 가끔

물결을 일렁이게 하지만

당신이 놓아준

작은 숨결들을

속으로만 키우는 기쁨입니다

 

이제

가을 호수가 되었습니다

당신만을 비추는

손바닥만한

거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