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포옹,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중에서-문태준 엮음

klgallery 2009. 1. 29. 16:58

 

 

뒤편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넉넉한 사람이다.

넉넉한 사람은 고통을 몸소 참고 견딘 사람이다.

자신의 뒤란으로 돌아가 본 사람이다.

뒤란에서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모으고 울어본 사람이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뒤편을 감싸 안는 일이다.

엎드려 자는 사람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주듯

우리에게는 그런 소소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마치 비 오기 전 마당을 쓸 듯 그의 뒤로 돌아가

뒷마당을 정갈하게 쓸어주는 일이다.



[포옹,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중에서-문태준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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