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물들 때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모든 사물은 꿈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소박한 꿈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단풍나무 씨앗은 날고 싶은 꿈 자체이다.
시과(翅果, key fruit)는
과피가 얇은 막 모양으로 돌출하여
날개를 이루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 흩어지는 열매이다.
풍매과실(風媒果實)의 일종으로
느릅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에서 볼 수 있다.
단풍나무는 이생씨방[離生子房]이므로,
2개의 씨방에서 각각 l장의 날개가 생겨 2장의 날개를 가지게 된다.
제주지방은 오랫동안 마른장마가 계속되다가
요즘 들어서는 2~3일 동안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후텁지근하고 축축한 불쾌지수 높은 날씨의 연속이다.
오늘도 화끈한 운동으로 이겨 내시길….
♧ 씨앗 - 박종영
숲길을 걷다가 빛을 쬐러 나온
한 개 작은 씨앗을 주어 들고
요리조리 굴리다가
슬쩍 얼굴에 문지르니
자르르 흘러내리는 기름기와
검게 익은 웃음이 튀어나와
봄이 오는 그날까지
겨울 집에 숨겨주기를 바라는 달빛 같은 웃음,
반질반질하게 윤기 나는
동백씨앗 한 개의 즐거운 아양이다
아, 태어나 처음 받아보는
씨앗의 유혹에 콩콩 가슴이 뛴다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기쁨안의 혼란스러움이
달콤한 꽃 꿀로 치장됨을 어쩌랴
지난해 봄날,
깡마른 억새꽃 꺾어 거친 빨대로
무모하게 들쑤신 동백꽃 노란 꽃술의
그 은밀한 치유를 위해서라도
따스한 낙엽의 집에
너, 동백씨앗 한 개의 웃음을 곱게 숨겨주는 것은
아주 작은 인연으로 즐거운 것이다
씨앗이 되기까지 - 길상호
겨울은 그렇게 견디는 거야, 대청마루 낡은 거미줄과 함께
오래 매달려 있는 옥수수처럼 하고 싶은 말 있어도 입 꽉
다물고 있는 거야, 장독대 단지의 볍씨처럼 지독한 어둠 속
에 갇혀 보기도 하는 거야, 몸속에 생명 하나 품기 위해선
모든 껍질을 바짝 말려야 하지, 네 몸 속에 지니고 있던 것
들 하나씩 허공으로 날려 보내면 한층 너의 눈은 맑아질 거
야, 조용히 눈감고 떠올려 보렴, 지난 봄 어둠 열어 주던 빗
소리부터 가을 머리 위에서 춤추던 잠자리까지, 그 날개마다
빛나던 햇볕까지 말이야, 눈물로 씻어 낸 눈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 모든 걸 볼 수 있었겠어, 설마 지금도 들녘에 남
겨 두고 온 뿌리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래, 뿌리는 어
둠 헤매던 꿈 모두 길어 올리고 땅 속에 영원히 잠자리를
잡은 거야, 그 휴식은 이제 흔들어 깨울 필요가 없지, 모든
상념 버리고 기다리는 거야, 그래, 그렇게 씨앗이 되는 거지,
조금만 참으면, 조금만 더 참으면…
여로(旅路) 40 - 씨앗 - 진의하
세상사
힘들고 외로움에 지치거든
얼음 풀려 시냇물 흐르는
봄 벌판에 나아가 볼 일이다.
세상에 태어나
이 땅에 뿌리내려
제 몫을 하고 산다는 것은,
늦가을 어느 허허벌판
몰아치는 삭풍에 밀려
얼어붙는 어둠 속에서
쓰린 아픔 참고 기다리는
고뇌의 긴 시간을 밟고서야
종래는 일어선다.
혈혈단신 영혼을 담아
변신으로 개선하는
동그란 보석 하나.
♬ Giovanni Marradi - M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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