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
*하늘 우물 / 손택수*
성당 종탑 위에 종을 매다는 건
하늘에 우물이 있기 때문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우물을 파고
우물 속에 띄워 놓는 쇠두레박
꼰벤뚜알 꼰벤뚜알 성프란치코 수도회
종지기가 종줄을 당기면
두레박이
수면에 부딪힐 때
찰랑, 하는 소리가 들리지
저 높은 곳에 바닥 모를 깊이로 파 내려간 우물이 있었다니
허나 끌어올려도, 끌어올려도
찰랑찰랑 흘러넘치는
물소리만 내는 쇠두레박
그 아래 내가 한참을 멈춰 서 있는 건,
내 두 귀가 잠시 목 마른 물지게통이 되기 때문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
'나그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비가 넘 싱그럽게 오고 있습니다. (0) | 2007.04.13 |
---|---|
[스크랩] 그리움, 눈물, 사랑, 그리고 행복 (0) | 2007.04.11 |
[스크랩] 부활절 계란, 다양한 얼굴들 (0) | 2007.04.09 |
내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이해인- (0) | 2007.04.09 |
귀가 -도종환 - (0) | 2007.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