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장기려 박사의 아름다운 일화
klgallery
2006. 7. 11. 18:03
85세를 일기로 세상를 떠난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는 아름다운 이화를 많이 남기셨다.
어느 해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 박사님 곁에서 자고 난 아끼고 사랑하던 제자가 잠자리를
정돈하고 먼저 세배를 올렸다.
장기려 박사는 그 따뜻한 미소를 머금어 덕담을 해 주었다.
"금년엔 날 좀 닮아서 살아보아."
스승의 큰 사랑에 어리광을 잘 부리던 제자가 재롱삼아 말을 받았다.
"선생님 닮아 살면 바보 되게요."
그러자 장기려 박사는 껄껄껄 웃으며 다음과 같이 토를 달았다고 한다.
"그렇지, 바고 소리 들으면 성공한 거야. 바보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나?."
혹여 세상 사람들은 불쌍한 환자들에게 늘 무료진료를 해 주던 장기려 박사를 '저 사람 바보아냐?'
하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퍼 주던 그에게 내심 '이상한 사람' 이라고
빈정거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장기려 박사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바보로 살기' 로 작정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춘원 이광수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때 담당 레지던트였던 장기려 박사를 가리켜 '당신은
바보 아니면 성자' 라고 했다고 한다. -중략-
- 차 동엽 노르베르토 신부 미래사목 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