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바리메 형제를 오르다
며칠 전이다.
주말에 비 소식이 있다면서 걱정하길래 그건 어디까지나 예보일 뿐 닥챠봐야 확실한 걸 알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비는 내리지 않고, 꽤 많은 구름이 오히려 햇볕을 가려주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대니 산행에 이만치 좋은 날이 어디 있으랴.
바리메오름을 오른지 2년이 훌쩍 넘었나 보다.
하긴 그동안 오를 계획을 세우기도 했지만 구제역 파동으로 출입이 통제되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다보니 꽤 시간이 흘렀다.
서부지역 오름 중에서 조망이 아름다운 오름을 고르라면 단연 노꼬메오름과 바리메오름 아닐까?
오름마다 특성이 있고 맛이 다르겠지만 높지막한 곳에 우뚝 서고 사방으로 확 트인 시야는 언제 올라도 기분 좋은 곳이다.
어느새 목초를 수확할 시가기 되었나 보다.
정상에 올라 얼굴에 송송 맺힌 땀을 식히며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바라보는 정경이 마냥 즐겁다.
인증샷을 챙기는 일은 빠트리면 안될 일.
초록빛으로 우거진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발걸음은 상쾌하다.
바리메오름에 이어 족은바리메오름을 오른다.
새들의 지저귐과 더불어 싱그러운 풀냄새가 좋다.
7월이면 아무래도 더위와 씨름도 해야할테지만 6월은 짙어져가는 녹음과 쾌적한 기온이라서 가장 즐거운 산행길이 되는가 싶다.
역시 6월의 초록빛은 너무 곱다.
바리메오름 형제를 오르고나서 새별오름을 향했다.
오름을 오르려는 게 아니라 갯취가 피어났으면 담아볼 요량이었지만 아직은 떄가 좀 이른지 몇 개체가 드문드문 보일 뿐.
6월의 산행에서 오늘처럼 꽃을 담아보지 못한 경우도 없는 것 같다.
굳이 꽃이 목적이었다면 다른 오름을 골랐을테지만 숲길도 걷고 여유도 즐기며 짙어져가는 녹음을 즐기는 것도 또한 즐거움.
꽃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주에 달래기로 하면서 점심은 어음리 공판장식당에서 갈비탕으로...
2011.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