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gallery
2010. 10. 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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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나무
싸리나무 울타리로 담을 두른데 서면 뻐국이가 운다
아마도 손금 들여다보듯 그 속내를 훤히 알고 있는 뻐국이
차마 말은 못하고 그냥 울기만 하고 있나 보다
싸리울 안에 살던 반미치광이 어머니가 싸리꽃이 핀 6월에만
아들을 돌려 세우더니 바짓단을 걷어 올리더란다
아들은 어머니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말없이 종아리를 어머니에게 보여드렸다
옛끼, 못난 놈 사내자식이 서울 가서 보란 듯이 살아야지 잔등에 싸리나무나 잔뜩 짊어지고 집구석으로 돌아오면 장땡이여
아들은 싸리나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으면서 울었고 반미치광이 어머니는 제 정신이 찾아든 잠시 동안 아들을 때리면서 울었다
덩달아 뻐국이도 울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