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바위수국 (펌)
klgallery
2007. 4. 17. 10:23
♧ 산다는 것
지울 수 없는 것들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피할 수 없는 것들이라면
즐겨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라도
이 현실을 마주보아야 하는
악몽 같은 어제라도
첩첩 산중의 절벽 같은 내일이라도
새롭게 다가갈 수 없다면
마지막까지
갈 때까지 가보는 것이다
또 다른 문이 열리고
작은 빛이 비출 때까지
산다는 것은 그렇게
너와 내가 싸우며 부딪치며 가는 것이다
내가 선이야 네가 악이냐
아니면 그 반대냐 끝까지 지켜보며
매일매일 순간순간을 그렇게 고뇌하며
푸른 하늘을 응시하며 가는 것이다
나명욱
♧ 들꽃을 바라보다가
들녘에 나가 들꽃을 보았습니다
노을지는 들녘에 나가 들꽃을 바라보다가 부끄러워서 그만 고개 숙였습니다
말없이 피었다 지면서 조용히 하루를 거두는 들꽃들을 바라보다가
그만 말 할 수 없이 부끄러워져서 얼굴 붉혔습니다
무릎 꿇고 그냥 이대로 한 송이 들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그냥 한 송이 들꽃이면 어떻겠느냐고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가 나도 그렇게,
저녁 노을처럼 말하고 싶었습니다
김시천
Carol Kidd-When I Dream